지금 회사 들어온지 햇수로 10년인데... 다른 회사 경력이 일천하여 우리 회사만 이런 삽질을 하는건지 한국 회사 다 그런건지 궁금하네요.


11월 중순쯤 되면 전사에 11월말까지 올해의 성과를 평가하라는 공지가 뜹니다. 개인별-팀별-사업부별로... 

11월 중순에 한해의 평가 및 실적을 내려면 11월과 12월의 실적은 예측치가 되죠...(...)


그리고 12월초가 되면 팀별, 사업부별 내년의 전략을 짭니다. 그래서 연말쯤 되면 내년 전략 공유를 하고 또 담당임원과 관계부서와 협의해서 전략이 조정됩니다.

그렇게 전사 전략이 확정되면 다시 Top-Down 으로 과제 할당이 내려옵니다.


짠.. 그러면 1월부터 으쌰으쌰 새 전략으로 열심히 일을 할것 같죠? 아닙니다. 

1월에는 개인별로 팀/사업부 목표에 맞는 과제를 발굴하고 개인 목표를 세웁니다. 팀장과 면담도 하고요.

그.런.데....

11월은 한해를 정리하고, 12월은 내년을 준비하는 달이니 모든 목표 및 과제의 종료는 10월까지입니다... 간혹 특수한 이유가 있거나 연간관리해야 하는 것들만 12월까지 갑니다.


그렇게 1월이 지나가고.. 2월부터는 다시 으쌰으쌰 열심히 일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아닙니다.

11월과 12월을 포함한 작년의 진짜 실적이 1월중순~말에 나옵니다.

11월,12월 2개월의 예측치와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지만, 세부적으로 좀 아니다 싶은 것들도 나오죠.


그러면 2월에는 다시 올해의 전략과 목표를 수정들어갑니다.

이때 '어, 1월에 한달 일해보니까 올해는 또 작년과 어떻게 달라질것 같아' 하는 것들이 감안됩니다.

그래서 2월에 다시 수정전략이 짜여집니다.


3월이 되면 다시 그 수정된 전략과 1,2월에 개인별로 겪은 것들이 합쳐져서 새로운 개인별 전략/목표를 짜서 시스템이 입력합니다.

이거 다 끝나면 4월이네? 그런데 올해 목표는 10월까지 다 끝내라네? 결국 1년동안 해야 할 일을 7개월에 다 끝내란 소리... 그리고 5개월은 실적평가하고 전략짜고 다시 정확하게 평가해서 전략 수정하느라 보냅니다..  물론 5개월동안 이것만 하는건 아니지만.. 왜 같은 일을 두번씩 해서 노동력을 소모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건 우리 팀만 해당되지만..

올해 개인별 전략/목표를 작성할때.. 시시콜콜 하나하나 다 적으랍니다. 다른 팀은 큰 그림만 그리고 큰 목표만 세우던데, 우리팀만 유독 이러네요. 팀장이 바뀌어도 그러고...

예를 들자면.. 영업사원이 '올해 매출 얼마 하겠습니다.' 라고 목표를 정하면.. '1월에는 신규거래처 몇개 뚫겠습니다.' 정도는 이해가 가는데, 'A,B,C 업체 뚫겠습니다' 라고까지 정하라는거죠.. 만약 A,B,C 업체는 못 뚫었는데 D,E,F 업체를 뚫었다? 그러면 '목표 3개 업체는 달성했지만 처음 목표했던 업체들이 아님' 이라는 평가가 떨어집니다.. 아놔..


그래서 내가 3월에는 뭐하고 4월에는 뭐하고... 10월에는 뭐하고 하는 식으로 3월~10월 할일을 시시콜콜 다 미리 정해놔야 합니다. (1~2월은 날아가고 11~12월은 위의 이유로 빠짐)

하지만 실제로 일을 하다보면 다른 곳에서 급한 요청이 올수도 있고, 상황이 바뀌어서 내가 하려던 일이 필요 없게 되는 경우도 있고, 또는 위에서 '그거보다 이게 더 효과가 크다' 하면서 수명업무가 떨어지기도 하죠.


하.지.만. 연말에 내 실적 평가를 할때는 3월에 정해놓은 목표와 과제로 평가를 받으니, 3월에 예측해서 적어놓은 일을 못했으면 평가가 떨어집니다. 다른 일들을 한것들은 팀장이 감안해줄수 있어도 엄밀하게 하면 평가가 떨어질 수 밖에 없죠. 그래서 다른 팀들은 큰 그림만 그려놓고 실제로 한일을 그 그림안에 끼워넣는 방식인데, 이상하게 우리 팀만 이러네요. 팀장이랑 사이가 안 좋다면 딴일을 아무리 많이 했어도 이런저런 고려없이 '너 이거이거 한다고 했는데 못했네? 너 C..' 하면 시망인거죠. (물론, 7월에 목표수정이 있고, 평가에 대해 항의할 수 있는 시스템도 있긴 합니다만 보통 주는대로 받는지라...) 



다른 회사도 이러나.. 아니면 우리 회사만 이모양이라 맨날 어렵다 어렵다 하는건가.. 궁금하네요.. ㅎㅎㅎ





evdel

03.15 15:59

저 이런 말 싫어하는데...




원래 다들 그래요;;;

가라

03.15 16:00

evdel / 그렇군요.. 근데 왜 우리회사만 10년째 어렵지.. (...)

evdel

03.15 16:05

가라/ 예전에 다니던 회사는 연간 몇시간 일을 하는지 화장실 가는 시간, 커피 마시는 시간 까지 다 계산해서 넣어서 계산한 다음 야근까지 포함해서
실제 근무시간이랑 아구 맞춰서 제출하라고...

지금 회사는 5월까지 경영계획...


뭐 안그런 데도 있지 않겠어요? (은하계가 이렇게 넓으니까...)

가라

03.15 18:49

막사는계집애 / 그렇긴 합니다. 그런데 목표수립/실적평가를 이렇게 길게 삽질하는 회사가 흔한가 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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